[금융진단] ‘스페이스X 상장’ 틈탄 유사 코인 상장 잔혹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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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b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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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권에서 미디어 및 비즈니스를 전공하였으며, 이후 수년에 걸쳐 한국경제를 비롯한 다양한 경제 미디어에서 미디어 스페셜리스트로 활동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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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책조항: 이 기사를 투자 조언으로 받아들여서는 안됩니다. 암호화폐는 변동성이 큰 투자상품이기 때문에 투자 전 자체적인 조사를 수행하시기 바랍니다.

미국 우주 탐사 기업 스페이스X가 글로벌 자본시장의 뜨거운 감자로 부상한 가운데,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들이 일제히 관련 유사 자산들을 신규 상장했다.

그러나 조사 결과 이들 자산은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와 기술적·재무적으로 전혀 무관한 프로젝트인 것으로 밝혀졌다.

주식 상장 호재에 편승한 투자자들의 오인 매수 우려와 함께, 국내 거래소들이 처한 제도적 한계와 수익성 악화가 이러한 ‘착시 마케팅’을 자초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SPCX’ 노린 교묘한 타이밍… 상장 빔 뒤에 숨은 거래소의 속사정

업비트는 에스피엑스6900(SPX)의 원화 마켓 거래 지원을 전격 개시했다. 같은 날 빗썸 역시 스페이스코인(SPACE)을 상장한 데 이어 SPX6900까지 추가하며 신규 상장 경쟁에 불을 붙였다.

국내 투자자 커뮤니티가 이 상장 소식에 실망과 의구심을 보낸 이유는 타이밍에 있다. 불과 나흘 전인 6월 12일, 스페이스X가 미국 나스닥 시장에 티커명 ‘SPCX’로 역사상 최대 규모의 IPO를 성공적으로 마쳤기 때문이다.

커뮤니티에서는 거래소들이 상장 소외감을 느끼는 국내 투자자들의 포모 심리와 하이프를 이용해 거래대금을 쥐어짜려 한다는 비판이 일었다. 하지만 실체를 들여다보면 스페이스X의 항공 우주 비즈니스와는 교집합이 전무하다. SPX6900은 전통 금융 시장의 대표 지수인 S&P 500을 풍자하기 위해 발행된 전형적인 밈코인에 불과하며, SPACE 역시 국내 관계사 등이 독자적으로 운영하는 분산형 위성 인터넷망 지향 프로젝트(DePIN)일 뿐이다.

이러한 무리한 상장 배경에는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들의 처참한 성적표가 자리 잡고 있다. 2026년 5월 발표된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의 1분기 연결 매출은 2,34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4.6% 급감했고,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각각 77.8%, 78.3% 폭락했다.

빗썸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1분기 매출이 57.6% 감소한 82.5억 원에 그쳤고, 당기순손실 86.9억 원을 기록하며 2분기 연속 적자의 늪에 빠졌다. 두나무 매출의 97.5%, 빗썸 매출의 99.99%가 오직 ‘현물 거래 수수료’에서 나오기 때문에, 거래대금 가뭄이 곧장 기업의 생존 위기로 직결된 것이다.

규제의 역설: 투자자 보호 장치가 거래소를 가장 변동성이 큰 코너로 밀어 넣다

블록체인 리서치 기업 포필러스에 따르면, 국내 거래소의 극단적인 수수료 의존증은 경영진의 무능보다는 한국 특유의 촘촘한 규제 환경에서 기인한다.

현재 금융당국은 토큰증권(ST)을 가상자산이 아닌 자본시장법상 ‘증권’으로 분류하여 가상자산 거래소의 취급을 원천 차단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선물·옵션 등 파생상품 거래와 마진 트레이딩, 가상자산 현물 ETF 처리는 물론 고유 자산 토큰(거래소 토큰) 발행이나 예측시장 토큰 상장까지 자율규제(DAXA)라는 미명 하에 사실상 금지된 상태다.

구분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업비트·빗썸) 해외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바이낸스·코인베이스 등)
주요 매출원 현물 거래 수수료(매출 비중 97%~99%) 수수료, 가상자산 수탁(커스터디), 스테이블코인, 파생상품 등 다양화
취급 가능 상품 가상자산 현물 단일 품목 현물, 무기한 선물·옵션, 토큰화 주식, 현물 ETF, 스테이킹 인프라
스페이스X 상장 대응 이름이 유사한 밈코인 및 현물 토큰 편법 상장 프리IPO 선물, 1:1 매칭 토큰화 주식 출시(bStocks/xStocks)
법적 지위 가상자산 사업자(VASP) 한정 종합 금융 플랫폼 지향

투자자 보호를 위해 설계된 이 강력한 펜스는 역설적으로 국내 거래소들을 시장에서 가장 단기 차익 성향이 짙은 영역으로 내몰고 있다. 파생상품, 주식 토큰, ETF 등 안정적인 대안 매출원이 모두 막힌 상황에서 거래소가 쥐어짜 낼 수 있는 유일한 레버리지는 ‘현물 코인 상장’뿐이기 때문이다.

거래대금이 마를수록 거래소는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 수 있는 자극적이고 트래픽 유도에 유리한 상장 카드에 손을 댈 수밖에 없는 아키텍처다.

해외는 ‘모든 자산의 통합’으로 가는데… 겉도는 국내 인프라

국내 거래소들이 제도에 묶여 신음하는 사이, 글로벌 메이저 거래소들은 가상자산을 넘어 전통 금융 자산까지 한 앱에서 거래하는 ‘에브리싱 익스체인지(Everything Exchange)’로 진화하고 있다.

코인베이스는 앱 내에서 3,000개가 넘는 주식과 ETF 거래를 전격 도입했으며, 바이낸스는 7,000개 이상의 미국 주식을 스테이블코인으로 24시간 거래하고 개인 지갑으로 출금까지 가능한 ‘bStocks’ 서비스를 출범했다. 크라켄/바이비트의 주식 토큰 플랫폼인 ‘xStocks’ 역시 이미 수백억 달러의 누적 거래대금을 돌파했다.

이러한 글로벌 금융 도약의 격차가 가장 적나라하게 드러난 무대가 바로 이번 스페이스X 나스닥 상장 당일이었다. 해외에서는 랜드마크 IPO에 발맞춰 온도파이낸스, 크라켄, 백팩 등이 토큰화된 스페이스X 주식을 쏟아냈고, 하이퍼리퀴드는 상장 전 선물 시장을 열어 당일에만 전체 암호화폐 시장에서 약 90억 달러(바이낸스 단독 56억 달러)의 거래대금을 폭발시켰다.

반면 국내 거래소들이 이 거대한 글로벌 내러티브에 동참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는 이름만 비슷하게 흉내 낸 ‘현물 밈코인’ 상장뿐이었다는 사실은 국내 암호화폐 산업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씁쓸한 단면이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강력한 규제가 국내 투자자들을 실제로 보호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국내 법이 파생상품과 주식 토큰을 금지하더라도 해당 상품을 원하는 스마트 머니와 래디컬 트레이더들은 규제 사각지대인 해외 플랫폼(바이낸스, 바이비트, 하이퍼리퀴드 등)으로 망설임 없이 국외 자본을 유출시킨다.

결국 투자자들은 국내법의 보호막을 받지 못한 채 초고위험 해외 레버리지 노출을 감수하고, 국내 거래소는 합법적인 매출원과 국가 세원을 통째로 해외에 빼앗기는 최악의 국외 유출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다.

같이 읽기: 2026년 바이낸스 상장 예정 코인 TOP 8 | 바이낸스 상장이 기대되는 코인 알아보기

금융과 암호화폐의 장벽… 국내 거래소의 미래 시나리오

물론 한국 정부도 2026년 들어 토큰증권(STO) 제도화, 가상자산 기본법 2단계 수립, 법인 가상자산 투자 허용 등 제도권 편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러나 냉정하게 볼 때 이러한 규제 완화의 결실이 기존 가상자산 거래소들의 몫으로 돌아갈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국내 금융 규제의 근간인 ‘금산분리(금융과 가상자산의 분리)’ 원칙과 엄격한 자본시장법상 라이선스 장벽 때문이다.

주식이나 증권형 토큰을 중개하려면 자본시장법상 금융투자업 인가를 받아야 하는데, 가상자산 사업자(VASP) 지위에 불과한 업비트와 빗썸이 이 문턱을 넘기는 구조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

따라서 시장에서 일어나고 있는 실질적인 융합은 거래소가 증권사로 진화하는 것이 아니라, 대형 금융 자본이 거래소의 지분을 인수해 우산 아래 편입시키는 형태다.

한화투자증권이 두나무 지분을 9.84%까지 확보하며 3대 주주로 올라섰고, 하나금융그룹(6.55%), 삼성증권·삼성카드·삼성SDS(4%) 연합이 그 뒤를 잇고 있다. 코빗은 미래에셋 그룹에 인수됐으며, 한국투자증권은 코인원 지분 20%를 전격 인수하며 3대 주주로 올라섰다.

결국 국내 시장에서 가상자산 거래소가 해외처럼 모든 금융 상품을 아우르는 메이저 금융 테크 플랫폼으로 성장할 통로는 닫혀 있으며, 철저히 현물 자산의 울타리 안에 갇혀 금융 대기업들의 하부 유동성 공급처로 종속될 확률이 높다.

자산의 디지털 통합이라는 거대한 메가 트렌드 속에서 과거 시대의 규제 프레임이 계속 유지된다면, 국내 거래소들은 다음 하락 사이클이 올 때마다 생존을 위해 유행성 ‘반짝 코인’ 상장에 매달릴 수밖에 없고, 그로 인한 변동성 피해는 고스란히 국내 투자자들의 몫으로 전가될 것이다.

같이 읽기: 2026년 최고의 코인거래소 순위 – 10개 코인 거래소 비교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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