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압수한 비트코인, 피싱으로 증발

한국 검찰이 범죄 수익으로 압수해 보관 중이던 대규모 비트코인이 사라진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내부 감사 과정에서 해당 자산이 국가 관리 하에 있던 기간 중 유실됐을 가능성이 확인되면서다.
수사 당국은 이번 사건을 피싱 공격으로 보고 있으며, 암호화폐 시장에 대한 법적·규제적 관할 범위를 계속 확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압수 디지털 자산의 보관·보안 체계를 둘러싼 새로운 의문을 낳고 있다.
목요일 공개된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광주지방검찰청은 과거 형사 사건과 관련해 확보했던 상당량의 비트코인이 현재 기록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최근 확인했다.
검찰은 해당 자산이 지난해 중반 관리 과정에서 유실된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까지 가장 유력한 원인은 피싱 공격으로 지목되고 있으나, 수사가 진행 중인 만큼 구체적인 유실 규모나 현재 가치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
압수 비트코인, 지갑 비밀번호 노출 뒤 유실
검찰 관계자는 수사 당국이 압수 자산의 행방을 파악하기 위해 조사 중이지만, 현재로서는 추가로 확인된 내용이 없다고 밝혔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해당 비트코인은 불법 도박 사건과 연관된 자산으로, 불법 재산으로 압수돼 보관되던 중 유실된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언론은 해당 비트코인의 가치가 수십억 원에서 수백억 원대에 이를 수 있다고 보도했지만, 검찰은 정확한 금액이나 달러 환산 가치에 대해서는 아직 확인해주지 않고 있다.
초기 조사 결과, 문제의 비트코인은 보다 견고한 수탁 시스템이 아닌, 휴대용 USB에 보관돼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압수물에 대한 정기 점검 과정에서 지갑 비밀번호가 제3자에게 노출됐고, 이로 인해 외부에서 불법적으로 접근해 자산을 이전할 수 있었던 정황도 확인됐다는 전언이다.
이번 사건은 기술적 취약점이 아닌 사회공학적 수법을 통해, 법 집행 기관이 보관하던 암호화폐가 다시 탈취된 최근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피싱 공격은 블록체인 자체의 결함을 노리는 방식이 아니라, 신뢰 관계와 인간의 실수를 악용하는 수법이다. 특히 제도화된 환경에서는 기술적 보안 문제보다 내부 통제 미흡과 인적 오류를 통해 피해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 다시 한번 드러났다는 평가다.
가상자산도 ‘압수 대상’… 권한 넓히는 국내 사법 당국
광주지검은 이미 여러 차례 대규모 가상자산 압수 사건을 다뤄온 바 있다. 2024년 3월에는 불법 도박 조직과 연관된 비트코인 약 1,700억 원어치를 추적해 환수 절차에 착수하기도 했다.
이 같은 수사는 최근 몇 년간 국내에서 가상자산 압수가 제도적으로 자리 잡아온 흐름과 맞닿아 있다. 대법원은 일련의 판결을 통해 암호화폐를 형사소송법상 ‘재산’으로 규율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며, 사법 당국의 권한 범위를 점차 넓혀왔다.
그 출발점은 2018년 판결로, 당시 대법원은 암호화폐를 무형의 자산이면서 동시에 경제적 가치를 지닌 재산으로 판단했다. 이에 따라 범죄와 관련된 경우 압수가 가능하다는 법리가 확립됐다.
이후 사법적 판단은 한층 더 확장됐다. 지난해 12월에는 업비트, 빗썸 등 국내 거래소에 예치된 비트코인도 압수할 수 있다는 점이 확인되며, 압수 대상과 범위가 명확해졌다.
이번 사건은 한국 규제 당국이 암호화폐 산업에 대한 관리·통제를 한층 강화하고 있는 시점과 맞물려 발생했다.
금융 당국은 올해 1월, 불법 자금으로 의심되는 암호화폐가 해외로 이전되거나 인출되기 전에 수사기관이 관련 계좌를 일시적으로 동결할 수 있는 ‘지급 정지 시스템’을 시험 도입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