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코인 사업, 북한·이란 연루 계정에 토큰 유통 논란

미국 정부 감시 단체 어카운터블.US(Accountable.US)는 최근 보고서 “어메리칸 셀아웃(American Sell-Out)“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 암호화폐 사업이 북한·이란 관련 조직 및 자금 세탁 조직에 토큰을 판매했다는 비판을 제기했다.
이번 조사 결과를 공개하며 트럼프의 암호화폐 사업이 10억 달러 이상의 개인 재산을 창출하는 동시에 그의 일가 사업이 디지털 자산 산업 전반에서 빠르게 확장되고 있어 국가 안보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재무부가 제재한 북한 라자루스 그룹 지갑과 직접 연결된 55건의 거래가 확인됐다. 특히 트레이더 ‘슈라이더.eth(Shryder.eth)’는 취임일에만 가상자산 1만 달러 상당을 매수한 정황이 드러났다.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은 이란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에 2만6,000 달러 이상을 입금하고 반미 성향의 콘텐츠를 퍼뜨리는 한 친(親)이란 소셜 미디어 계정 운영자에게 약 3,500 개의 토큰을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지난 8월에는 미국의 제재를 회피하기 위한 러시아의 ‘루블 기반 도구’로 알려진 A7A5와 거래한 사용자에게 1만 개 이상의 토큰을 판매한 사실도 확인됐다.
보고서는 아울러 이 벤처가 트럼프가 지난 3월 바이든 행정부의 제재를 해제하기 전까지 최소 10억 달러 규모의 불법 자산 세탁에 활용된 암호화폐 믹싱 서비스 ‘토네이도 캐시’를 사용한 62명 이상의 사용자에게도 토큰을 공급했다고 지적했다.
북한 해킹 조직 ‘라자루스’ 관련 계정 사용자
어카운터블.US 조사 결과,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을 이용한 토큰 구매자와 미국의 주요 적대국과의 관계를 암시하는 의심스러운 거래 패턴이 드러났다.
지난 1월 20일 사용자 ‘슈라이더.eth’는 WLFI 토큰 666,666개를 1만 달러에 매수했고 지난 6월 에어드랍 캠페인에서는 프로모션 보상으로 47달러 상당을 추가로 받았다.
블록체인 분석에 따르면 그는 과거 라자루스 그룹과 관련되어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의 제재 대상에 오른 지갑으로부터 여러 차례 자금을 수취한 이력이 확인됐다. 북한 정부가 지원하는 이 해킹 조직은 2019년 트럼프 행정부 시절 처음 제재를 받았으며 2020년 FBI의 ‘사이버 지명수배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또한 2022년 라자루스 그룹 관련 거래 이후 슈라이더.eth는 유니스왑과 오픈씨 등 주요 암호화폐 플랫폼에서 차단 조치가 내려졌다.

유니스왑의 검열 지침에 따르면 “제재 위반, 테러 자금 조달, 해킹이나 도난 등 명백한 불법 활동과 연관된 지갑”만 제한 대상으로 삼는다.
이와 관련된 사례로는 2024년 10월 이란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인 NoBitex.IR에 2만6,000 달러 이상을 예치한 상태에서 3,468개의 WLFI 토큰을 구매한 사용자 ‘0x062’가 확인됐다.
NoBitex.IR은 제재 회피를 돕고 이란혁명수비대(IRGC)와 관련된 랜섬웨어 운영자와 하마스 연계 네트워크 등 “복수의 불법 행위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보고서는 해당 사용자가 친이란 성향 콘텐츠를 퍼뜨리고 “미국 군함이 이스라엘-이란 충돌에 개입할 경우 “바다 밑에서 잠들게 될 것”이라는 위협적 발언을 공유한 X 계정과 연결된 정황도 발견됐다고 전했다.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은 논란이 된 토큰 판매가 이루어진 지 수개월이 지난 이달 5일에서야 ‘고위험 노출’을 이유로 저스틴 선의 지갑을 포함한 5개 계정을 블랙리스트에 올렸다고 밝혔다.
그러나 슈라이더.eth는 지난 8월 31일까지도 제재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 같은 늑장 대응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의 암호화폐 사업이 해외 연루 의혹으로 조사를 받은 바 있다.
그의 재무 공시에 따르면 그는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로부터 개인적으로 5,700만 달러 이상을 벌어들였으며 현재 보유한 암호화폐 자산은 전체 순자산의 73%를 차지한다.
트럼프 일가의 ‘디지털 제국’은 불과 1년 만에 비트코인 비축 회사가 60개에서 185개로 급증했고 주로 외환 거래소를 통해 수십억 달러 규모의 거래량을 만들어냈다.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은 라자루스 그룹이 15억 달러 규모를 탈취한 바이비트 해킹 사건 이후 트럼프 행정부에 설명을 요구하며 계류 중인 ‘지니어스 법안(GENIUS Act)’이 불충분한 안전장치로 인해 “도널드 트럼프의 부패를 위한 고속도로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2025년 8월 기준, 트럼프 미디어 & 테크놀로지 그룹은 약 20억 달러 상당의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회사 시가총액의 40%를 차지한다.
하지만 같은 기간 동안 비트코인 가격이 6개월간 47% 하락하는 부진을 보인 반면 TMTG 주가는 10.6% 상승했다.
가장 최근에는 트럼프 대통령과 관련성이 드러난 비트코인 채굴 회사 ‘어메리칸 비트코인’의 공동 창업자 에릭 트럼프가 3일 주가 급등으로 인해 보유 지분 가치가 15억 달러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어카운터블.US의 전무이사 토니 카르크 역시 워런 상원의원과 같은 문제의식을 제기하며 트럼프 일가의 암호화폐 제국이 “이란 및 악명 높은 자금 세탁 플랫폼과 연결된 불투명한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받는 배경에 의문을 나타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일가가 민감한 정부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위치에서 디지털 자산을 통해 사적 이익을 취하는 사태를 차단하기 위해 외국 영향력 경로와 안전장치에 대한 의회의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