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상원, 최초 스테이블코인 법안 통과

17일 미국 상원은 미국 최초의 스테이블 코인 규제 법안인 지니어스 법안(GENIUS Act)을 강력한 초당적 지지와 함께 통과시켰다.
찬성 68표, 반대 30표 상원 최종 표결을 통과한 이 법안은 빠르게 성장 중인 디지털 자산 산업의 부문인 스테이블 코인에 특화된 최초의 규제 프레임워크다.
18명의 민주당 의원과 대다수의 공화당 의원들이 지지하는 이 법안은 이제 하원으로 넘어갔다. 하원은 이미 유사한 프레임워크를 추진하고 있다.
하원이 지니어스 법안을 통과시키면, 해당 법안은 8월 휴회 전까지 암호화폐 정책을 마련하려는 트럼프 행정부의 기조에 발맞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넘어가게 된다.
지니어스 법안, 스테이블 코인 발행사 월별 공시 및 자산 담보 요구
이 법안을 발의한 테네시주의 빌 해거티 상원의원은 이 법안의 통과가 미국 금융 인프라의 기념비적인 순간이라고 말했다.
그는 상원 원내회의에서 “보다 빠르고 저렴한 결제 시스템은 미국 금융 시스템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했다. “스테이블 코인은 21세기에 걸맞는 결제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는 패러다임을 변화시키는 진전이다.”
지니어스 법안은 ‘미국 스테이블코인을 위한 국가혁신 지도 및 설립법(Guiding and Establishing National Innovation for U.S. Stablecoins Act)’의 줄임말로 블록체인 네트워크간 자금 이체에 주로 사용되는 달러 기반 디지털 토큰의 규제 프레임워크를 구축한다.
이 법안은 스테이블 코인이 미국 달러나 국채와 같은 고유동성자산으로 100% 담보되고 해당 준비금을 매월 공개하도록 규정한다. 또한 스테이블 코인 발행을 인가된 기관으로 제한하고 현재 연방 공무원의 자체 토큰 발행을 금지한다.
지니어스 법안의 외국 영향력, 윤리적 문제에 대한 우려
이번 통과까지의 길은 순탄치 않았다. 5월, 민주당이 국가 안보 위험과 윤리적 문제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면서 법안은 교착 상태에 빠졌었다. 아부다비의 한 기업이 트럼프 관련 기업이 발행한 스테이블 코인을 사용해 바이낸스에 투자할 계획이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이러한 우려가 커졌고 법적 가드레일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이후 수주간 비공개 협의가 이어졌으며 이 과정에서 법안에는 몇 가지 주요 수정 사항이 반영됐다. 주요 변경 내용으로는 스테이블코인을 보유한 공직자에 대한 공시 의무 강화, 은행 파산 시 예금자 보호 조치 강화, 그리고 의심 거래에 대한 재무부의 감시 책임 명문화 등이 포함됐다.
이 개정을 통해 민주당으로부터 법안을 통과시킬 만큼 충분한 지지를 얻게 됐다.
상원, 안전 장치 마련됐지만 허점에 대한 우려 여전
하지만 일각에서는 여전히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오랫동안 암호화폐 회의론자였던 매사추세츠주의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은 이 법안이 여전히 허점을 담고 경고했다. 그는 “이 법안은 [암호화폐]업계의 입김 아래 작성된 것”이라며 “소비자 보호를 약화시키는 동시에 도널드 트럼프의 암호화폐 부당 이익을 극대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법안 지지들은 스테이블 코인 부문에 대한 규제 프레임워크를 마련하지 않으면 위험성이 증가할 뿐이라고 주장했다. 법안 초안 작성에 참여한 민주당의 커스틴 길리브랜드 상원의원은 디지털 자산 분야가 “미국 서부 개척 시대”를 연상케 한다고 했다.
그는 소비자들이 여전히 위험에 노출되어 있고 기업들에 대한 규제적 명확성이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트럼프의 암호화폐 관련 사업에 대한 우려를 인정하면서도 이 때문에 규제 프레임워크를 마련하려는 노력이 방해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블록체인 분석 회사 엘립틱(Elliptic)의 글로벌 정책 및 규제 담당 부사장인 리엇 셰트렛(Liat Shetret)은 상원의 지니어스 법안 통과를 “미국 디지털 자산 시장의 미래를 위한 핵심적 단계”라고 전했다. 그는 “강력한 소비자 보호와 시장의 투명성을 확보하는 조치들이 법안 통과의 핵심 동력이 된 것은 분명하며, 지니어스 법안은 초당적이고 광범위한 지지를 받아왔다”고 덧붙였다.
하원은 수주 안에 법안에 대한 투표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 업계 지지자들은 신속한 통과를 촉구하고 있지만 미국의 주정부 은행 감독관들의 비영리 조직인 ‘주 금융감독관 협의회(Conference of State Bank Supervisors)’를 비롯한 다른 업계 관계자들은 금융 안정성에 대한 잠재적 위험을 해소하기 위한 변경 사항들을 촉구하고 있다. 따라서 지니어스 법안은 최종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출되기 전까지 추가로 수정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