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트럼프 갈등에 테슬라 14%, 암호화폐 시장 시총 5% 하락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와 일론 머스크 사이의 갈등이 격화되면서 테슬라 주가는 폭락하고 ‘리스크오프’ 심리가 형성되면서 암호화폐 시장을 포함한 세계 금융 시장이 휘청이고 있다.
5일 트럼프는 독일 총리와의 백악관 회담에서 최측근이었던 머스크에 대한 불만을 표출했다. 트럼프는 “일론에게 매우 실망했다. 나는 그에게 많은 도움을 주었다”라고 말했다.
머스크는 지체 없이 대응에 나섰다. 그는 X 게시물에서 트럼프의 배은망덕을 비난하며 “내가 없었다면 트럼프는 선거에서 패배했을 것”이라고 반격했다. 그동안 트럼프와 머스크는 강력한 동맹 관계를 유지해 왔었기 때문에 이번 갈등에 대해 시장은 놀랍다는 반응이다.
머스크의 트럼프 비판에 시장은 ‘휘청’
머스크가 트럼프의 탄핵을 촉구하는 X 게시물을 재게시하면서 “예스”라고 적었고 갈등은 더욱 격화되었다. 이 게시물은 즉시 화제로 떠올랐지만, 현재 공화당이 양원에서 다수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트럼프의 탄핵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시장은 빠르게 반응했다. 5일 비트코인은 10만 783달러까지 하락했다가 10만 2700달러로 회복됐다. 암호화폐 파생상품 분석 업체인 코인글래스의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24시간 동안 비트코인 롱 포지션 3억 2,400만 달러 이상이 청산되었다. 같은 기간 동안 세계 암호화폐 시장은 대략 5% 하락했다.
트럼프 밈 코인은 머스크·트럼프 동맹이 굳건했을 때 급성장했었지만 현재 10% 하락한 상태다. 분석가들은 머스크의 암호화폐 시장 영향력과 정치적 긴장 고조가 맞물려 이미 변동성이 큰 암호화폐 시장이 더욱 불안해졌다고 말한다.
테슬라, 트럼프의 연방 보조금 폐지 위협에 급락
한편 테슬라 주가는 더 큰 폭으로 하락했다. 5일 14% 하락 마감했으며 지난주 머스크가 트럼프의 정책을 비난하기 시작한 이후 16% 하락했다.
현재 테슬라 주가는 트럼프 취임일 대비 33% 하락했으며, 이는 둘의 갈등으로 인해 수십억 달러의 연방 전기차 보조금과 테슬라의 장기적 전망에 필수적인 연방 계약 폐지 가능성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시사한다.
최근까지 머스크는 트럼프의 비공식 고문으로 활동하며 정책 수립에 도움을 주었고 해외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대변인 역할을 해왔다.
머스크와 트럼프의 갈등으로 인해 기술 산업과 정치계의 관계에 공백이 생겼고 시장은 전기 자동차·우주 인프라와 같은 핵심 이슈에 대해 트럼프 행정부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불투명해졌다는 반응이다.
게다가 머스크는 제3정당 창당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여기에 연방 계약·보조금 폐지 가능성까지 더해지면서 투자자들은 몸을 사리고 있는 모습이다. 이는 테슬라뿐만 아니라 머스크의 영향력이 크게 작용하는 기술 및 암호화폐 산업에도 해당된다.
머스크와 트럼프 사이의 갈등은 단순한 정치적 이슈가 아니다. 개인 성향 차이로 인해 발생한 정치적 갈등이 금융 시장의 기반까지 흔드는 드문 사례다. 현재까지 암호화폐 시장과 테슬라 모두 큰 타격을 입은 가운데 그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