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은행 ‘평판 리스크’ 규정 삭제… 암호화폐 기업 환영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은행 감독 지침에서 “평판 리스크” 항목을 제거했다. 이번 결정은 금융 기관이 암호화폐 업계와 상호작용하는 방식을 변화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연준은 이번주 월요일에 발표한 정책 업데이트에서 애매모호하고 비판의 대상이 되었던 평판 리스크 항목 대신 구체적인 금융 리스크 논의에 더욱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몇 년 동안 암호화폐 기업들은 평판 리스크가 은행과 암호화폐 기업의 관계 형성을 막는 애매모호하고 불공정한 근거로 이용되었다고 주장했으며 이를 두고 “디뱅킹”이라고 불렀다.
이번 정책 변화에 따라 은행이 규제 당국의 압박에 대한 걱정 없이 디지털 자산 기업과 거래하기 수월해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은행 리스크 평가 지침 수정한 연준, 암호화폐 기업 제외 유발한 항목 제거
이번 정책 변화로 디지털 자산 관련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의 금융 서비스 접근성이 개선될 수 있다. 상당수의 가상자산 관련 기업이 지난 몇 년 동안 은행과 거래 관계를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신시아 루미스 상원의원은 해당 발표에 대해 “진전이지만 아직 할 일이 남았다”라고 언급했다.
와이오밍주 루미스 상원의원은 친 가상화폐 의원으로 유명하며 그동안 가상자산 업계를 위한 규제 명확화를 주장해왔으며 공격적 규제 집행을 통한 미국 내 디지털 자산 기업 “암살” 행위를 비판했다.
연준은 평판 리스크의 제거가 감독관이 은행의 리스크 관리 방침을 평가하는 기준의 명확화를 위함이라고 밝혔다.
업데이트된 지침은 금융 성과 및 안전과 직접적으로 연관 있는 정량적 요소와 정성적 요소를 모두 반영한다고 강조했다.
연준은 “지침변화가 은행이 리스크 관리를 소흘히 해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하며 은행이 내부 평가에서 평판 리스크 개념을 이용하는 것을 막는 의미는 아니라고 부연했다.
역사적으로 연준은 평판 리스크를 사실 여부에 상관없이 부정적 평판이 고객 감소, 소송, 매출 감소로 이어질 수 있는 가능성으로 정의했다.
가상자산 업계 내 비판가들은 그동안 이 용어가 지나치게 광범위하고 주관적이어서 규제 당국이 특히나 디지털 자산과 관련해 일관적이지 않은 기준을 적용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고 주장했다.
평판 리스크 지침 삭제로 ‘초크포인트 2.0 작전’ 종식
이번 결정은 ‘초크포인트 2.0 작전(Operation Chokepoint 2.0)’으로 불린 기간의 종식을 간접적으로 보여주기도 한다. 이 기간 동안 30곳 이상의 암호화폐 및 핀테크 기업이 은행 서비스에서 차단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롭 니콜스(Rob Nichols) 미국 은행협회 회장은 이번 발표를 환영하며 “감독 절차가 더욱 투명하고 일관성 있게 바뀔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또한 “우리는 은행이 규제 당국의 개인적 관점이 아닌 신중한 리스크 관리 및 자유시장 원리에 기반해 사업 결정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오랫동안 믿어왔다.”라고 덧붙였다.
연준은 이미 감독 문서 검토를 통해 평판 리스크 관련 문구를 삭제하기 시작했다. 또한 감독관에게 새로운 지침에 대한 교육을 진행하고 다른 연방 은행 감독 기관과 협력해 일관적인 적용을 보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평판 리스크 관련 문구 삭제는 기존 지침 업데이트 진행에 따라 점진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비록 은행이 기존 규정에 따라 리스크를 관리해야 하는 사실은 변하지 않으나 이번 변화로 미국에서 안정적인 은행 거래 관계를 형성하고자 하는 암호화폐 기업에게는 희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결정은 더욱 광범위한 규제 완화 추세를 따른다. 여러 연방 기관이 몇 년 전에 도입했던 암호화폐 제한 조치를 최근 완화하기 시작했다.
연방 규제 당국이 오랜 은행 장벽을 완화하면서 지난 몇 개월 동안 암호화폐 산업에서 연이어 승리를 거두고 있다.
상원 은행위원회는 디뱅킹 금지 법안 FIRM Act을 발의했으며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는 은행 감독 기준에서 “평판 리스크”를 제거했다. 지난 5월 미국 통화감독청(OCC)은 은행이 암호화폐 거래 및 수탁 서비스에 참여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FDIC는 금융 기관이 암호화폐 관련 활동을 위해 사전 승인을 받을 필요가 없다고 규제를 완화했다. 6월 17일에는 상원이 초당적 지지를 바탕으로 스테이블코인규제법 GENIUS법안을 통과시켰다.
이제 지니어스법안은 하원으로 넘어가며 미국의 첫 포괄적인 가상자산 규제 틀이 될 가능성이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변화가 감독권을 약화해 제대로 모니터링하지 않는다면 은행의 사업 위험성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디지털 자산 사업에게는 평판리스크 제거를 몇 년 동안의 규제 불명확성 이후 중요한 진전의 순간으로 받아들이고 있다.